'명가의 추락' 삼성, 사상 첫 4시즌 연속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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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추락' 삼성, 사상 첫 4시즌 연속 최하위
한때 '명가'로 불리던 서울 삼성이 한국 프로농구 역사상 유례없는 4시즌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 6일, 고양 소노가 정규리그 1위 서울 SK를 96-71로 제압하며 시즌 18승째를 거둔 반면, 삼성은 같은 날 울산 현대모비스에 76-84로 패하며 시즌 16승 37패를 기록, 최하위가 확정됐다. 이로써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시작된 최하위 행진을 4시즌 연속 이어가게 됐다.
비교적 선전한 성적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4시즌 동안 삼성은 9승, 14승, 14승, 그리고 올해 16승을 거두었지만, 리그 10개 구단 중 늘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는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삼성은 2000년대 중반까지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넘나드는 강호였다. 2005-2006시즌 우승, 2007-2008·2008-2009시즌 준우승을 기록했으며, 안준호 감독 시절에는 7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4시즌 동안 삼성은 같은 약점을 반복해오고 있다. 올 시즌에도 삼성은 리그 최다 평균 실책(12.8개), 리그 8위의 속공 횟수(3.6회)를 기록했다. 실책과 속공 지표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으며, 이는 단순히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4시즌 동안 삼성의 평균 실책은 리그 1위(11.8개), 속공 횟수는 최하위(3.1회)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이 같은 침체가 '빠른 농구'를 지향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가드와 포워드 라인에서 빠른 전환 공격을 책임질 선수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자유계약(FA) 시장에서의 소극적 전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은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FA 영입 대신, 보상 없는 베테랑 가드 이정현과 이대성을 선택했다. 두 선수 모두 나이와 이력상 보상 대상이 아니었고, 구단은 이들을 통해 전력을 일부 보강했으나, 이대성은 시즌 개막 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양홍석(LG), 최준용(KCC) 등 빠른 공수 전환이 가능한 포워드 자원이 FA 시장에 있었음에도 자금 경쟁에서 밀린 점도 뼈아프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문제다. 주축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은 리바운드 능력은 탁월하나 기동력 부족과 잦은 실책으로 삼성의 약점을 오히려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실책 2.9개(리그 3위), 올 시즌 2.4개(7위)를 기록하며 불안정한 경기 운영의 원인이 됐다.
결국 4시즌 연속 '느리고 실수가 많은 농구'를 반복하면서도 전략적 보완이나 로스터 리빌딩에 실패한 것이 삼성의 장기 부진을 만든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 시즌 역시 ‘명가의 재건’은 멀어 보이며, 삼성 팬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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