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높이의 힘으로 왕조 재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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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높이의 힘으로 왕조 재건하다
현대캐피탈이 돌아왔다. 2024~2025시즌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 컵대회 제패까지 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하며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무려 19년 만의 통합 우승이다.
정상까지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20-2021시즌 7위 추락으로 몰락을 경험했지만, 점차 반등에 성공했다. 2022-2023시즌 2위, 2023-2024시즌 4위로 발판을 다지더니 마침내 2024-2025시즌 ‘왕조 재건’을 알렸다.
현대캐피탈을 떠올리면 화려한 ‘양 날개’가 먼저 떠오른다. 문성민, 전광인, 허수봉으로 이어지는 간판 공격수 계보는 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진짜 버팀목은 중앙이었다. 윤봉우, 이선규, 신영석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미들블로커 라인이야말로 현대캐피탈의 DNA였다. 높이가 안정되면 공격은 한결 자유로워지고, 이는 곧 승리로 직결됐다.
그 전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베테랑 최민호가 중심을 잡고, 김진영·손찬홍 같은 2002년생 유망주가 경험을 쌓으며 성장 중이다. 여기에 몽골 출신의 장신 블로커 바야르사이한까지 가세하면서 중앙의 무게감은 오히려 더 두터워졌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된다면 현대캐피탈은 앞으로도 ‘높이의 힘’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이 철학은 필립 블랑 감독이 지향하는 배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공격은 흔들릴 수 있어도 높이는 배신하지 않는다.” 블랑 감독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말이다. 구단이 오랜 시간 쌓아온 센터 전통과 감독의 철학이 맞물리며, 현대캐피탈은 단발적 성공이 아닌 장기적 ‘왕조 재건’의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다시 한 번 미래를 준비한다. 단순히 우승 한 번에 만족하지 않고 장신 유망주 발굴·육성으로 체질을 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과가 아닌 전성기의 재현을 가능케 할 가장 큰 원동력이다.
다가올 2025~2026시즌, 현대캐피탈의 과제는 명확하다. 날개 공격수와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인 건 흔들림 없는 중앙의 힘이다.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뤄낸다면, 현대캐피탈은 ‘높이의 팀’이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다시 한 번 V리그 왕조의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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