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란 토레스 대표팀에만 가면 공격 본능 업그레이드.

 본업은 윙어인 페란 토레스지만, 스페인 대표팀만 가면 선배 페르난도 토레스를 넘는 득점 기계가 된다.

 7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 시로에서 2020-2021 유럽 축구 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전을 가진 스페인이 이탈리아에 2-1로 승리했다. 두 번째 준결승전은 8일 벨기에와 프랑스가 갖는다.

 토레스의 헤딩 두 골이 결정적이었다. 토레스는 전반 17분과 전반 추가시간, 미켈 오야르사발의 크로스를 받아 정확한 문전 위치 선정과 헤딩으로 2골을 터뜨렸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이탈리아가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퇴장 후 제대로 정비 못 한 틈을 노렸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이탈리아가 후반전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다 한 골을 만회했지만, 2골 차를 뒤집지 못했다. 토레스는 후반 초반 부상 기미가 보이자 일찌감치 벤치로 물러났다.

 공격진에 대한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최전방 자원인 알바로 모라타, 헤라르도 모레노가 모두 부상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동안 매번 결정력 부족을 보인 3명의 공격수가 철옹성과 다름없는 이탈리아 수비를 넘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스페인 공격진은 훌륭한 정확성을 보였다. 중심엔 페란이 있었다. 스페인은 주로 좌측 공간을 공략했다. 사라비아, 미켈 오야르자발이 잦은 스위칭을 통해 알렉산드로 바스토니, 지오바니 디 로렌초를 끌어내 공간을 만들었다. 마르코스 알론소가 빈 공간을 질주하며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뛰어난 득점력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 토레스는 A매치 21경기 12골로 경기당 0.57골 수준의 뛰어난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유로 본선에서 2골을 넣어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지난 네이션스리그 빅 매치였던 독일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큰 경기에서 더 강해지는 성향도 있다.

 함께 주전 공격 수진을 형성하는 미켈 오야르사발과 파블로 사라비아 역시 득점력을 갖춘 윙어로서 토레스와 나란히 득점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오야르사발은 A매치 20경기 5골, 사라비아는 13경기 4골에 그쳤다. 대표팀에서는 결정력이 뚝 떨어지곤 한다.

 토레스의 득점력은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힌트가 될 수 있다. 맨시티는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떠나보낸 뒤 주전급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