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선택은 정정용…의리와 현실이 만든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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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선택은 정정용…의리와 현실이 만든 결단
전북 현대의 새 사령탑은 정정용 감독이다. 화려한 외국인 지도자 대신, 국내 무대에서 성과로 증명한 지도자를 택했다.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의 갑작스러운 이탈로 공백이 생기자 정정용 감독을 차기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구단은 지난 19일 공식 제안서를 전달했고, 정 감독 역시 회신을 마쳤다. 국군체육부대와의 공식 결별 절차가 끝나는 대로 계약은 마무리될 예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험을 지닌 포옛 감독, 그리고 부임 첫해 더블을 안긴 성과와 비교하면 정 감독의 이름값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전북 팬들이 기대했던 ‘빅네임’ 외국인 감독과는 분명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전북이 정 감독을 1순위로 선택한 배경은 명확하다. 시간이 없었다.
포옛 감독은 코리아컵 결승전을 앞둔 지난 6일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전북은 급하게 새 사령탑을 찾아야 했다. 후보군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선택은 리스크였다. 정 감독은 이미 지난해에도 전북 후보군에 있었고, 한 시즌을 더 증명했다는 점에서 명분은 충분했다.
정 감독은 김천 상무를 두 시즌 연속 K리그1 3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군 팀이라는 특성상 평가 절하되기 쉽지만, 성과만 놓고 보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2부 리그 서울 이랜드에서의 시행착오를 거쳐, 1부 리그에서 성과를 내는 방법을 터득한 지도자라는 평가도 따른다.
특히 전술적인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동경과 같은 핵심 자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구조, 리그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압박 체계와 공격 패턴은 축구계 관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당시 이강인을 중심으로 팀을 이끌었던 경험 역시 전북 같은 빅클럽에서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 하나의 결정적 요인은 ‘협업’이었다. 전북은 감독 개인에게 모든 권한을 몰아주는 구조에서 벗어나, 구단 중심의 협업 시스템을 강화하려 한다. 장악력이 강한 지도자를 원했던 이정효 감독과는 결이 달랐다. 반면 정 감독은 구단의 방향성에 공감했고, 이는 전북이 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정 감독에게 전북행은 결코 가벼운 도전이 아니다. 전임 사령탑이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남긴 상황에서, 그 이상의 성과를 요구받게 된다. 부담은 분명하다.
사실 선택지는 있었다. 정 감독이 전북 제안을 받기 전까지 울산 HD 역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울산 지휘봉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선택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정 감독은 먼저 손을 내민 전북과의 신의를 택했다. 의리를 지킨 결정이었다.
전북의 선택은 현실적이었고, 정정용 감독의 선택은 무거웠다. 이제 남은 건 결과다. 변화의 전북이 어떤 축구로 답을 내놓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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