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정든 도로공사와 첫 맞대결, 임명옥의 웃음 속 비장한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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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든 도로공사와 첫 맞대결, 임명옥의 웃음 속 비장한 다짐
IBK기업은행의 리베로 임명옥이 인터뷰실 문을 열며 내뱉은 첫 마디는 활짝 웃는 얼굴과 함께였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10년간 몸담았던 한국도로공사와의 첫 공식 대결을 치른 특별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24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 여자부 B조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꺾고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임명옥에게 단순한 승부 이상의 의미였다.
그는 경기 전 일부러 상대 코트를 바라보지 않으려 애썼다. 늘처럼 관중석을 보고 지인에게 손을 흔드는 여유 대신, 차분히 시선을 피해 마음을 다잡았다. 이에 대해 묻자 임명옥은 웃으며 “너무 의식하지 않으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예전 동료 배유나와는 몸을 풀 때 반갑게 손을 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경기 전 연습경기에서 “속공 잡지 말라” “찬스볼 하나 주면 생각해보겠다”는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막상 코트에 들어서자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임명옥이 배유나의 속공을 받아내자, 배유나는 서브 순서에서 그를 정조준하는 날카로운 서브를 꽂아 넣었다. 동료였던 시절과는 달리, 네트 건너에서는 치열한 경쟁자가 된 순간이었다.
임명옥은 “도로공사에서 오래 뛰다 보니 선수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 대응이 수월했다”며 여유 있게 말했다. 실제로 그는 리시브와 수비에서 노련함을 발휘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후 임명옥은 후배들의 응원에 고마움을 전하며 “여수에 올 때부터 끝까지 남아있겠다는 각오로 왔다. 이제 준결승에 진출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웃음으로 시작했지만, 그의 표정엔 결승을 향한 강한 의지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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