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준의 복귀, 그 안에 담긴 ‘친정’의 무게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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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준의 복귀, 그 안에 담긴 ‘친정’의 무게와 책임
7년 만의 귀환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유니폼의 변화가 아닌, 농구 인생의 또 다른 챕터를 의미한다.
베테랑 가드 배병준(35)이 창원 LG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2012년, 2라운드 5순위로 LG에 입단했던 그는 기회 부족 속에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그러나 2018년 안양으로 이적하며 커리어는 반전됐다. 꾸준한 성장 끝에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하이까지 작성하며, 입지와 실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그런 그가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트레이드 소식을 들은 날, 배병준의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은 ‘마왕’ 김동욱이었다. 한때 삼성에서 떠났다가 보수 6억 3천만 원의 대우를 받으며 다시 친정으로 복귀한 김동욱처럼, 배병준 역시 언젠가는 멋지게 친정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목표를 품어왔던 것이다.
물론, 현실은 FA 계약이 아닌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그는 이를 ‘의미 있는 복귀’로 받아들였다. “나는 트레이드가 됐지만, 현재 LG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그의 말엔 복귀에 대한 무게감과 감사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이제부터의 시간은 쉽지 않다. LG에는 유기상이 주전 슈터로 자리 잡고 있고, 올 11월에는 윤원상이 상무에서 전역해 복귀할 예정이다. 배병준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다. “프로는 원래 경쟁이다. 기상이, 원상이와 함께 뛰며 좋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말하며 경쟁을 두려워하기보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베테랑의 여유를 보였다.
단지 출전시간만이 아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이제 팀 내 고참으로서 분위기를 다잡고,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요구받게 된다. 배병준은 “감독님이 추구하는 농구에 맞춰 내 능력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후배들을 잘 다독이며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순히 개인 커리어를 쌓기 위한 복귀가 아닌, 팀을 위한 헌신의 복귀임을 드러낸 셈이다.
창원 LG는 올 시즌 ‘리핏’을 노린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우승은 놓쳤다. 더 높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한층 더 짜임새 있는 로스터와 경험 많은 조력자가 필요하다. 배병준은 그 역할을 맡기에 충분한 인물이다.
김동욱이 삼성으로 복귀했던 그 순간을 동경했던 배병준은 이제 자신만의 방식으로 LG에 다시 서게 된다. 트레이드라는 예고 없는 이별과 만남 속에서도 그는 꿋꿋하다. 농구 인생 2막, 친정팀에서의 마지막 승부는 지금부터다. 그리고 그 안엔 '복귀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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